한국 민도의 현주소? 꼼꼼한 경찰은 칭찬받을 모습

최근 남양주시에서는 접촉사고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는 일이 있었다.

<폴리스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3월 3일 오후 9시 20분경 남양주시 별내소방서 사거리에서 A씨(50대. 남)는 운행 중 신호가 정지신호로 바뀌자 앞서 정차한 택시 뒤로 차량을 정지시켰는데, 택시운전자 B씨(60대. 남)가 차에서 내리더니 접촉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느낌에도 아주 미세하게 접촉을 한 것 같다고 판단한 A씨는 B씨의 추궁에 아무 항변도 못하고 빠른 사고처리를 위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보험접수(대물처리)를 해주고 현장을 벗어났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A씨는 수일 뒤 경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며칠 전 야간에 택시와 접촉사고가 있었죠. 그리고 당시 현장에서 보험처리를 해주셨죠. 선생님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입니다”

남양주북부경찰서 경비교통과 교통조사1팀 이문혜 조사관(사진=폴리스타임즈)
남양주북부경찰서 경비교통과 교통조사1팀 이문혜 조사관(사진=폴리스타임즈)

진실이 밝혀진 것은 경찰의 꼼꼼한 대응 때문이다. 남양주북부경찰서 경비교통과 교통조사 1팀 이문혜 조사관은 6일 저녁 ‘신호등 있는 사거리에서 뒷 차량으로부터 추돌을 당했다. 그런데 상대 운전자가 대인처리를 해주지 않는다’며 교통사고 접수하러 온 B씨의 방문을 받았다.

B씨는 차량수리 기간 중 일을 못 했다며 휴업수당을 요구하며 A씨에게 대인처리(인사 사고)를 요구했지만 A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경찰을 방문한 것으로, B씨는 교통사고를 접수하러 오면서 병·의원에서 발급받은 2주 진단서를 제출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A씨 보험사로부터 차량수리(범퍼 등)를 마친 건이기 때문에 요식적으로 블랙박스를 살펴볼 수도 있지만, 이 조사관은 사고 전후 영상을 한 프레임 한 프레임 꼼꼼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영상을 보니 사거리 맨 앞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B씨의 택시는 조금씩 뒤로 후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다시 돌려보고 또다시 몇 번을 확인해봐도 택시가 조금씩 뒤로 밀리는 사실은 명확했는데, 정지선 앞에 서 있던 택시가 뒤로 밀리면서 조금씩 조금씩 하얀 정지선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게다가 B씨는 정지 중 내비게이션을 만지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결론은 신호대기 중이던 B씨가 내비게이션을 만지다가 차량이 뒤로 밀렸는데 이를 뒷차가 접촉(추돌) 한 것으로 알고 보험처리(대물)를 받았던 것.

보도에 따르면 아주 경미한 접촉사고였음에도 B씨는 택시의 뒷 범퍼를 교환했다. 현행 경미한 추돌 교통사고는 교환보다 부분 수리를 해주고 있는데도 보험사는 이를 문제 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사건은 A씨의 지인이 남양주북부경찰서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이 조사관에 대한 감사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이 조사관에게 “조사관님 덕분에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게 돼 고맙다”라고 말했는데, 이 조사관은 “당연히 할 일을 했다. 억울한 사건에 휘말린 사람이 없게 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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