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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특보 ‘북은 선경정치’ 남양주 토크콘서트서 밝혀

기사승인 2019.07.20  21: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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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정 의원 주최 ‘한반도 평화 어디까지 왔나,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 초청토크콘서트’ ©구리남양주뉴스

북한이 경제를 우선시하는 선경정치에 들어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는 7월 18일 남양주시 진접푸른숲도서관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어디까지 왔나,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 초청토크콘서트’에서 “북이 과거의 선군정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 통치하던 7년 동안 병진정치하다 2018년 4월을 계기로 선경정치로, 경제가 제일 중요한 정치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 갔을 때 선군정치 서슬이 퍼랬다. 그런데 2018년 때는 완전히 달랐다. 2000년이나 2007년 어느 행사장을 가더라도 반 이상 관객이 북의 군인이었다. 그런데 2018년에는 군이 없었다”고 방북 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김한정(민. 남양주을) 의원이 주최한 행사로 김한정 의원과 오랫동안 교분이 있는 문정인 특보와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참석해 북한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들을 내놨다.

토크에선 북의 외교정책 방향과 경제상황 등 전반적인 부분이 다뤄졌는데 ‘북한이 이렇다’라는 표면적인 정보보다는 ‘북이 왜 저 방향으로 가는지’에 대해서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내용들이 전달됐다.

우선 하노이 회담에 대해서 명쾌한 설명이 있었다. 문정인 특보는 “갑자기 미국이 너무 세게 나왔다. 모 아니면 도였다. 전혀 예측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마이클 코헨 트럼프 전 변호사에 대한 청문회 때문에 당시 미국 언론의 시선이 하노이에서 워싱턴으로 옮겨갔다. 트럼프는 장이 서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적당한 딜을 해서 워싱턴으로 돌아갔을 때 정치적 비난이 엄청나게 쇄도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에 차라리 빅딜을 제시하고 노딜로 돌아가는 게 (좋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정인 특보는 하노이 회담 결렬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근데 실패 아니다. 미북이 만나서 구체적으로 만난 건 북미역사상 최초이고 처음이다. 그런 점에서는 실패라고 보기 보다는 결렬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역사적 의의를 설명했다.

6월 30일 판문점 깜짝 회담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문정인 특보는 “울컥했다.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면 결국 군사분계선은 없어지는 것이고 휴전협정은 평화조약으로 바뀌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멍석을 깔아준 것이다. 대통령은 때를 기다리면서 인내심을 갖고 판을 벌렸다”고 그날의 감격을 전했다.

무엇보다 김정은 위원장이 왜 판문점 회담에 나오게 됐는지에 대한 분석도 있었는데 이는 북한의 외교적 입장을 이해하는 단면을 제공한다.

김홍걸 의장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제안이 왔는데 거기 안 나가면 속 좁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간 것이다. 안 나가면 손해를 보게 되는데 가게 되면 북한 주민에게 ‘나를 만나기 위해 판문점 와서 사정을 할 정도다’ 이렇게 자랑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노이 협상 결렬 후에 구겨졌던 체면을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나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부분도 거론됐다. 김홍걸 의장은 “핵을 포기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는 길로 가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고 보고 있다. 이제는 과거처럼 핵과 미사일로 외부의 적을 위협하던 시대는 끝났고 핵을 포기하고 경제개발로 갈 수밖에 없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을 잘 파악했기 때문에 더 강하게 압박하면 항복을 받아낼 수 있지 않을까, 더 많은 것을 더 쉽게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에서 트럼프가 압박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홍걸 의장은 비핵화와 관련 미국이 취하고 있는 입장에 대한 불안감도 보였다. 김홍걸 의장은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문제를 얘기할 때 ‘잘 될 것이다’라고 하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 ‘시간은 많다’ 이렇게 말하는데 저는 그 점이 불안하게 느껴진다. 실제로는 시간이 많지 않다. 내년 1~2월이 되면 미국이 본격적으로 대선정국으로 들어가는데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대선 분위기로 정계가 움직이면 그 때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총력을 기울이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금년 내 빨리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금 한가하게 시간 끌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정인 특보는 비핵화와 관련 “국교관계를 수교하고 군사 불가침을 맺고 군사적 협력관계 심지어 동맹관계를 맺으면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제재를 중단하고 북이 국제경제체제의 정상적 일원으로 가는데 미국이 도와주면 왜 우리가 미국걱정 때문에 핵을 가지고 있을 이유가 있느냐?’라는 것이다. 북이 원하는 안전보장과 경제제재를 해제해 주면 (되는 것이다) 북한 고위층 인사가 앞에서 직접 얘기했다. ‘미국이 우리와 수교하고 군사동맹 맺으면 우리 당장 포기하겠다’고. 질문자체를 북이 핵을 포기할 것인가 아닌가 이걸 질문하는 게 아니고 어떤 조건을 만족해야 북이 핵을 포기하려고 할 것인가, 어떤 정책을 써야 될 것이고 어떤 대화를 할 것인가 이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토크에서는 북한 경제의 현 주소에 대한 비교적 구체적인 내용들도 나왔다. 북한 경제의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에 대한 의견이 있었고, 오랜 제재에도 불구하고 파국적 경제상황이 도래하지 않는 소위 ‘버티기’ 상황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문정인 특보는 “사회주의 국가들이 그렇지만, 평양중심의 대도시 생활과 자강도, 양강도, 함경도 이런 외곽의 삶이 엄청난 차이가 있다. 평양처럼 전국이 변모한다면 북에서 얘기하는 낙원이 될 수 있는데 도시와 농촌 사이 격차가 상당히 심하다. 도시와 농촌 간, 중앙과 지방 간 격차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 북한이 열리게 되면 젤 신경 써야 되는 게 중앙과 지방사이 양극화와 도시와 농촌의 양극화를 극복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문정인 특보는 “북한 경제 구조는 5개 형태로 구성돼 있다. 인민경제(공식), 제2경제(군수경제) 등인데 모든 자원의 우선적 배분은 제2경제권이다. 2002년 7월 1일 김정일 위원장의 개혁개방초치 이후 변화된 모습이 통일시장이다. 남쪽에 뒤지지 않는 큰 슈퍼마켓이 있는데 정부가 주도하는 공식시장이다. 장마당은 7.1조치가 가져온 결과다. 전에는 집단농장 100호 이상이 한 농장을 구성했는데 7.1조치 이후 3~4 농가가 하나의 단위를 만들어 생산의 70%를 국가에 주고 30%를 가져간다. 이 30%를 가지고 서는 시장이 장마당이다. 이제 비율이 바뀌어서 농민이 70%, 국가가 30%이다. 장마당은 인민경제에 따르는 배급시스템이 약화돼 무너지면서 이걸 보완하기 위해 당과 국가가 오히려 의도적으로 조장한 것이다. 지금 북한을 지탱하는 것은 장마당이다. 시골구석까지 있다. 북한이 장마당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경제가 낙후됐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다”라고 상세한 설명도 덧붙였다.

문정인 특보는 북한 경제의 미스터리한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했는데 “북한 경제만큼 어려운 주제가 없다.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것이랑 비슷하다. 북한은 공식 데이터를 내놓지 않기 때문에 국민총생산을 추정할 수 없다. 무역의 상대적 비중을 보고 국민총생산을 추정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북한(경제)은 예측하기가 어렵다.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데이터가 없다. 원유와 정제유가 제한되는 상황인데 이해가 안 된다. 평양에 가면 택시가 많다. 어떻게 석유가 안 나는데 움직이나? 북은 너무나 미스터리가 많은 케이스다. 북한 관계자에 의하면 풍력 등 대체에너지 거의 30%가 되고 김책공대의 우수한 과학자들이 석탄을 액화시켜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정인 특보는 북이 제재에 내성이 생겼다고 보고 있다. 문정인 특보는 “제재는 분명 아프다. 과거 수산물팔고 섬유제품을 팔아서 그 돈으로 원유를 사오고 했다. 그리고 북한의 가장 큰 수입원은 철광석이고 그 다음이 석탄이다. 이게 상당한 외화벌이 수단이었는데 이것도 금지됐다. 북한경제의 특이성은 6.25 이후 북은 계속 제재 하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재에 내성이 붙었다. 지금미국이 하는 제재는 최대한의 제재인데 이 제재로 북한의 경제가 완전히 흔들리고 이것 때문에 북한의 체재가 흔들린다는 증좌를 찾기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이 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정인 특보와 김홍걸 의장이 이 부분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거의 같은 의견이 나왔다.

문정인 특보는 “북한은 변해야 한다. 북한이 약속한 것들이 있다. 평양선언 5조 1항에 보면 아무런 조건 없이 동창리에 있는 미사일 실험시설과 발사대를 선제적으로 폐기한다고 했다. 그런데 말하고 약속했지만 하나도 안 했다. 이걸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풍계리의 핵실험 지하시설을 3분의 2정도를 폐기했다고 하는데 국제원자력기구나 미국의 전문가 불러서 조사하면 북한의 투명성이 높아진다. 이러면 우리가 미국을 설득하기 좋다. 아직까지 북측에서 하는 것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는 것을 동결한 것 이외에 지금도 계속, 우리가 추정하기에는 농축우라늄과 풀루토늄을 계속 생산하는 걸로 지금 알려져 있다. 기존에 약속한 것들을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고 있다. 우리정부 입장에서는 북도 좀 행동으로 보여줘라. 그러면 우리가 미국 가서 설득하고 유엔 가서 설득한다. (북한이) 우리정부만 비판하기도 어려운 게 우리는 국제사회 일원인데 유엔 가서 또 미국 가서 얘기하려면 우리도 근거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걸 북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북한에 바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홍걸 의장은 “우리만한 중재자와 조정자를 북한은 찾을 수 없다. 북한도 우리가 미국을 설득할만한 카드를 내 놓는 것이 현명하다. 미국도 북을 설득할 수 있는 카드를 내놓는 것이 서로 체면을 지키는 것이다”라고 문정인 특보와 거의 같은 의견을 말했다.

이날 토크는 북한의 정치, 경제, 외교뿐만 아니라 통일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문정인 특보는 “통일의 개념은 정형화 돼 있지는 않다. 보수정부 9년 동안 생각했던 통일은 흡수통일이다. 흡수통일이라는 게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북한이 OECD 회원국인 한국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통일비용이 엄청나다. 베트남식의 무력통일이거나 독일같이 흡수 통일을 한 경우 경제적 비용이 엄청나다”고 흡수통일의 비경제성을 지적했다.

이어서 “1989년부터 한국 정부가 표방하는 통일정책이 있다. 1민족 2국가, 2체재 2정부다.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사실상의 통일이다. 북한도 우리나라도 주권국가로 남아야 북한도 다른 여러 나라로부터 개발원조를 받을 수 있다. 북한이 한국의 일부가 되면 한국이 OECD 멤버이기 때문에 개발원조를 받지 못한다”고 1민족 2국가론을 펼쳤다.

그리고 “남과 북이 분단된 상태지만 교류와 협력을 제도화하고, 통합을 제도화하고, 남과 북이 유럽연합국가와 같이 남북연합을 만들게 되면 북한은 자기 경제를 하고 우리는 부분적으로 도와주는 것이다. 노태우 정부 때 만든 한민족공동채 통일방안 즉 남북연합 방안이 왜 현실성이 있는지 (봐야한다). 현실성이 있는 것은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예측가능하고 부작용이 최소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결국 남북이 하나가 되는 거니까, 하나 되면 특히 체제가 비슷해지면 국민투표를 해서 통일의 궁극적 형태를 결정하면 된다”고 남북연합의 당위와 통일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날 토크에선 일본의 수출규제 또는 경제보복에 대한 의견도 나왔는데 ‘쉽지 않다’는 의견이 일반적이었다. 김한정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조치는 정말 심각하다.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한테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 망하지 않는다. 일본의 도전에 내성을 길러야하고 대안을 찾아야한다. 단합되는 나라가 버티고 이긴다. 일본보다 단합할 수 있다는 것을 지난 외환위기 때 보여줬다. 우리가 단합하고 지혜를 짜낸다면 우리도 해나갈 수 있다”고 국민단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크는 북한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특히 문정인 특보의 발언은 북한을 감성이나 감정이 아닌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했다. 또 문 특보는 일본 수출규제에 대해서도 학자로서의 깊이 있는 시각을 보여줬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분위기가 후끈했다. 입추의 여지없이 시민들이 들어 찾고 질의응답 시간이 모자랄 정도였다. 질문자가 더 있었으나 시간관계상 더 질문을 받지 못했고 시간을 훌쩍 넘겨 행사가 마무리됐다. 토크콘서트는 유튜브에서 ‘문정인 특보 초청 토크콘서트’로 검색하면 풀타임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남성운 기자 singler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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