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면 주민, 환경영향평가 설명회서 한목소리 비난

남양주시 수동면 주민이 4월 3일 ‘포천~화도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에서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주) 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 ©구리남양주뉴스
남양주시 수동면 주민이 4월 3일 ‘포천~화도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에서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주) 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 ©구리남양주뉴스

‘마을 한 가운데에다 고속도로를 내겠다고?’ 울화통
‘동물과 식물은 중요하다면서 사람은 안 중요해?’
초등학교 33m 옆 고속도로 “말도 안 된다” 웅성웅성
“한 번 도로 옆에 살아보고 나서 말해라” 울컥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포천~화도 노선이 거의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주) 관계자는 3일 수동면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포천~화도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에서 “노선대가 확정됐다. 빨간색(실시설계 노선) 노선이 결정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사업시행자 관계자는 또 “환경영향평가는 환경부 승인을 받게 돼 있다. 그것에 대한 결과가 지금 이 노선으로 선정된 것”이라고 주민 질문에 답변했다.

또 사업자 제안노선과 주민이 요구한 노선 등을 “기술적으로 환경적으로 사회환경적 요소 등을 다 평가했을 때 돌아갈(주민 제안 노선) 수 없다고 판단이 됐다”며 “빨간색(실시설계 노선) 노선이 됐다”고 같은 말을 반복했다.

국토부 의견도 맥락을 같이했다. 5일 본지와 통화한 국토부 한 관계자는 “노선이 대외적으로 공개된 이상 노선 변경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환경영향평가가 종료되면 노선이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는 현재 실시설계 절차를 진행 중으로 5월 중 실시협약 체결, 7월 말까지 환경영향평가 완료, 8월 초 실시계획 승인 신청, 10월경 실시계획 승인, 도로구역결정고시, 착공계 제출, 2017년 말 보상절차 진행 등 후속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국토부와 사업시행자 일정은 가양초 문제 등 새로운 민원이 대두됨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포천~화도 노선과 관련 수동면 민원은 ‘수동면 제2외곽 순환고속도로 주민 비상 대책위원회’가 주도해 노선변경을 요구했다. 하지만 가양초 인접한 위치에 고속도로와 휴게소 두 곳이 위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업시행자 제안노선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가양초 교장은 학교 인접한 위치에 고속도로 휴게소가 생기는 것을 2016년 11월 처음 알았다며, 학교 뒤 작은 길로부터 불과 15m 밖에 안 되는 위치에 어떻게 휴게소가 들어올 수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가양초 운영위원도 현장에서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학교 뒷담으로부터 휴게소가 33m 떨어져 있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이 주민이 따져 묻자, 다수 주민은 이구동성으로 “말도 안 된다”고 웅성거렸다.

설명회에 참석한 다른 주민은 도로 옆 주택가를 예로 들면서 “문을 못 열어 놓는다. 창문 틈마다 막아도 그 사이로 까만 먼지가 들어온다. 잠깐 창문을 열어 놓으면 걸레가 새까맣다. 한 번 도로 옆에 살아보고 나서 말하라”며 울화통을 터뜨렸다.

고속도로 마을 관통으로 직접 피해를 겪는 주민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 주민은 “조상 대대로 수백년을 살아왔다. 꼭 마을을 훼손해가면서 주민이 원하지 않는 고속도로를 내야하나? (환경영향평가 관련) 동물과 식물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왜 가장 중요한 주민들의 삶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느냐”며 따져 물었다.

또 다른 주민은 국가의 의무와 책임을 강조하면서 노선강행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 주민은 “주민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말라. 국가는 국민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국가가 왜 있나? 어려운 경제 하에서 국가가 주민들에게 도움은 못 줄망정 피해를 주면 되나”라며 사업시행 주체를 겨냥했다.

그밖에 여러 주민이 비슷한 불만을 표출했다. 주민들은 “주민이 생각하는 것과 너무 동떨어진 얘길 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는 환경파괴 최소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마을을 관통하면서 피해를 최소화시키겠다고?”, “자동자전용도로는 외곽으로 뺀다. 그런데 고속도로를 마을 중앙에 내나?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 “국민 세금으로 주민 못 살게 하나? 어떤 수를 써서라도 막겠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설명회 말미 한 주민은 이날 설명회 자체가 무효라며 다시 설명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에 설명회장에 남아 있는 대부분 주민은 동조하는 의견을 밝혔다.

국토부와 사업시행자가 더는 늦출 수 없다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 의견이 어떻게 반영될지 또는 주민 불만이 어떻게 해소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갈등 국명은 묘수가 나오기 전에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사업시행자가 제안한 노선대로 포천~화도 노선이 최종 확정되면 남양주 지역에는 월산IC와 지둔하이패스IC가 설치될 전망이다. 포천~화도 노선에는 5개 터널과 34개 교량, 상하행 각 1개 휴게소, 2개 분기점(소흘, 차산), 나들목 5개소(3개소 검토 중)가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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