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윤리왜곡 '심각' 기형사회 반영

2014년 대비 올해 체감 취업난(자료=알바천국)
2014년 대비 올해 체감 취업난(자료=알바천국)

청년실업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대학을 졸업해도 도무지 직장을 잡기가 어려워서 아예 취직을 포기한 채 알바 시장을 전전하고 있는 청년도 상당수다.

예전 같으면 판판이 놀다가 대학만 졸업해도 그럴싸한 직장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언감생심 그런 요행은 한국사회에서 바랄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일부 노동계층에선 일자리 부자세습으로 평범한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기도 하고, 일부 계층은 알음알음 소위 줄과 빽, 돈, 권력 등으로 청년들의 일자리를 채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일반 청년들은 무한 경쟁의 바다 속에 내동댕이쳐진 채 아까운 청춘을 허비하고 있고, 모든 것을 쏟아 부어도 취직이 어려운 상황에서 절망하고 있다.

삼 일을 굶으면 군자도 담을 넘는다는 얘기가 있다. 최근 한 통계에 의하면 구직자와 직장인 10명 중 7명은 ‘기회가 된다면 낙하산으로 취업・이직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잡코리아가 직장인 및 구직자 564명을 대상으로 '낙하산 취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75.2%가 이처럼 답했다.

더 나아가서 이들은 낙하산으로 취업한 직장동료나 지인에 대해 ‘낙하산이어도 능력이 있으면 상관없다’고 62.6%나 답해 가치혼동 양상마저 보였다.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판 것처럼 구직을 위해서라면 또 좋은 직장으로 이직하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겠다는 세태가 반영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두고 마냥 청년들만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제발 서류전형만이라도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청년들을 향해 손가락질하면서 비난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최근 알바천국의 조사에 의하면 구직자 10명 가운데 3명은 입사지원서를 열군데 제출해도 단 한 차례의 서류합격소식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바천국이 20~35세 남녀 구직자 755명을 대상으로 ‘취업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서류전형 합격률이 ‘10% 미만’이라는 응답이 32.7%나 됐다.

구직난에 대한 체감 온도도 날로 싸늘했다. 2013년 구직난이 심각하다는 비율이 46.9%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51.7% 그리고 올해는 66.6%로 해마다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은 더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다. 이전에는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면 이제는 연애, 결혼, 출산에 더해 인간관계, 집장만 등을 포기하고 있다.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면 또 무엇을 포기할지 자못 우려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대부분 포기하면 무엇이 남을지 청년들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한편 정부와 대기업은 청년일자리 신장을 약속하고 있고, 여러 통계로 지수가 상승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산업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일자리 창출은 요원하다. 서비스나 금융, 경공업 등 남들도 다 따라할 수 있는 산업만으로는 국제 경쟁에서 피로도만 높아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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